스웨덴의 스톡홀름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놓치면 안 될 주요한 볼거리를 꼽자면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구시가지인 감라스탄과 스웨덴 해군의 역사와 당시의 조선 기술을 보여주는 바사 박물관, 매년 노벨상 만찬이 열리는 스톡홀름 시청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의 구시가지 감라스탄
감라스탄은 13세기에 지어진 구시가지이자 스톡홀름의 심장부로, 중세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돌로 포장된 거리를 따라 걸으면 다채로운 색상의 건물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건물들은 과거 상인들과 장인들의 집과 상점이었으며, 지금도 그 시대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감라 스탄의 북쪽 끝에 위치한 왕궁은 현 국왕인 칼 16세 구스타프가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드로트닝 홀름 궁전으로 거주지를 옮기기 전까지 스웨덴 왕실의 공식 거처였습니다. 바로크 양식의 웅장한 외관이 인상적인 왕궁은 현재 왕궁의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기능합니다. 매일 왕궁 앞에서 펼쳐지는 근위병 교대식은 놓치지 말아야 할 장관입니다. 왕궁에서 남쪽으로 한 블록 떨어진 스토르토르게트 광장은 스웨덴의 역사적 사건인 '스톡홀름 대학살'이 일어났던 장소임입니다. 이곳에서 1520년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2세가 많은 스웨덴 귀족들을 처형했습니다. 광장 주변으로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구시가지의 중심에는 웅장한 스톡홀름 대성당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1279년에 착공되어 수세기에 걸쳐 완성된 이 성당은 지금까지도 스웨덴 왕실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고딕과 바로크 양식이 혼합된 아름다운 내부를 자랑합니다. 근처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노벨 박물관이 있어, 인류 발전에 기여한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를 둘러싼 물길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과거 스톡홀름이 '북구의 베네치아'로 불렸던 이유를 실감하게 됩니다. 물과 땅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은 감라 스탄의 매력을 한층 더해줍니다. 오래된 건물들 사이로 현대적인 상점과 갤러리들이 들어선 감라스탄에는 역사의 흔적과 현대적인 삶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감라 스탄은 단순히 스톡홀름의 한 지역이 아닌, 스웨덴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바사 전함을 볼 수 있는 바사 박물관
7세기 스웨덴의 막강했던 국력을 보여주는 전함이 바로 구스타브 2세 아돌프의 야심작인 바사호입니다. 스웨덴의 국력이 절정기에 달했던 1625년, 발트해의 통행세 문제로 폴란드와 전쟁중이었던 구스타브 2세 아돌프는 스웨덴과 네덜란드의 직인들을 동원해 1627년부터 군함 바사호를 건조합니다. 바사호는 길이 69m, 높이 48.8m, 탑승 가능 인원 450명, 탑재 가능 대포 수량 64개, 동시에 300kg 이상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강력한 화력을 지녔고, 700여 개의 조각품으로 장식한 화려한 선박이었으며 당대 최고의 기술력과 예술성을 집약한 군함이었습니다. 바사호는 1628년 8월 10일 국내외 귀빈 등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수식을 했지만 처녀항해를 시작한 지 불과 20분 만에 2Km도 못 가서 균형을 잃고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과도한 장식과 무거운 무기로 인한 불안정한 구조가 결국 침몰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바사호는 1956년 해양고고학자인 안데스 프란첸에 의해 발견되어 5년 동안의 작업 끝에 333년 만인 1961년에 인양되었습니다. 바사 박물관에 보존된 선체는 17세기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선박의 본체, 아름다운 선미의 조각이 그대로 살아있는 거대한 배의 전체 모습뿐만 아니라 선원들의 옷가지와 물품, 당시 선박의 구조와 선원들의 활동을 볼 수 있는 미니어처까지 세심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바사호의 침몰과 인양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영상을 통해 바사호는 단순한 해양 유물이 아닌 스웨덴 역사의 중요한 부분으로 거듭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사 박물관은 스칸디나비아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박물관으로 17세기 조선술 연구에 유익한 자료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과거로부터 배우고,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를 준비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실패조차도 어떻게 귀중한 교훈과 유산이 될 수 있는지를 배을 수 있습니다.
스톡홀름 시청사
1911년 스웨덴의 건축가인 랑나르 외스트베리가 설계한 스톡홀름 시청사는 스톡홀름의 상징적인 건물이자 스웨덴 낭만주의 건축물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웅장한 외관과 106미터 높이의 탑은 스톡홀름의 스카이라인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시청사 내부로 들어서면, 그 아름다움과 세심한 디테일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외스트베리는 멜라렌 호수의 푸른 빛에 감명을 받아서 연회장의 벽을 푸른색으로 칠하려고 했는데, 붉은 벽돌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에 반해 벽을 칠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블루홀이라는 이름의 연회장은 붉은 벽돌을 드러내며 완성되었습니다. 위쪽 벽면에 창을 많이 내어서 밝은 빛이 가득 들어옵니다. 블루 홀에는 대형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데 오르간은 총 10,270개의 파이프로 구성되어 있어 스칸디나비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황금의 방은 노벨상 시상식 연회가 열리는 곳으로 시청사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황금방은 무려 1900만 개의 금박 모자이크와 수정으로 장식되어 화려하게 반짝입니다. 이 방에는 스톡홀름을 보호하는 멜라렌 호수의 여신이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데,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 자리 잡은 여신의 꼬불꼬불한 머리카락은 멜라렌 호수의 물결을 상징합니다. 여신의 무릎에는 스톡홀름 시청사가 묘사되어 있고, 왼쪽 아래에는 서양을 상징하는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에펠탑이 그려져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는 동양을 상징하는 인도코끼리와 터키 국기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스웨덴이 세계의 중심에서 동서양의 화합을 이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만찬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블루홀에서 만찬을 즐기고 황금방에서 무도회를 즐깁니다. 건물 곳곳에서 발견되는 예술 작품들은 스웨덴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여주며, 동시에 현대 예술과의 조화를 추구합니다. 이곳은 스웨덴의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반영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살아있는 유산입니다.